황혼신행(新行)은 성지로②

두 번째는 괴산 연풍성지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성모성월에 2012년 고현본당의 날 행사로 새 성전 건립노고와 순교영성으로 성지순례를 다녀 왔던 곳이다. 여행에 관한 안내와 차량배차,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현지답사등 만반의 준비를 했고, 무엇보다도 봉사자의 아낌없는 희생과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연풍은 갈매못에서 순교한 성 황석두 루가의 고향이며 최양업 신부의 발자취가 서려 있는 곳으로 초대교회부터 신앙 공동체가 형성돼 있던 뿌리 깊은 교우촌이다. 연풍마을과 문경 새재의 구석 구석마다 선조들의 자취와 피의 순교 역사가 어려 있으며, 소백산맥의 산세가 험난하기 때문에 천주교박해를 피해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서는 순교자들의 피난의 요로로 일찍이 교우촌이 형성 되었다고 한다.

 

최양업 신부은 김대건 신부와 함께 마카오에 유학해 13년간의 각고 끝에 사제품을 받고 1849년부터 12년간 새재를 넘나들며 이 지역에 신앙의 꽃을 피웠다. 연풍에서는 황석두 루가성인은 부유한 양반집 자손으로 나이 스물에 과거길에 나섰다가 ‘천국의 과거 시험에 급제’하고 돌아온 그는 3년 동안의 벙어리 흉내 끝에 가족들을 모두 입교시컸고. 학식과 신앙이 깊었던 연유로 다블뤼안 주교는 그를 회장으로 두고 성서 번역과 사전 편찬 하였고 병인(丙寅)박해 때는 다블뤼 안 주교, 위앵 신부, 오메트르 신부, 장주기등과 함께 충남 보령군 갈매못에서 칼을 받아 순교하셨다.

성지에는 황석두 성인과 함께 충남 보령 갈매못에서 순교한 다블뤼 주교, 위앵 신부, 오메르트 신부 등 5인의 성인상과 함께 순교 현양비, 최초의 한국인 주교인 노기남 대주교의 동상과 국내 최대의 십자가가 자리하고 있으며 2013년 신축한 황석두 루카 탄생 200주년 기념성당 내부는 빨간 벽돌로 벽을 쌓고 천정은 목재로 마무리를 하여 무척 웅장한 모습이다. 성체조배를 마치고 초록이 무성한 십자가의 길을 손을 잡고 천천이 걸었다.

 

조선시대 건물인 향청(鄕廳)은 수령의 행정을 보좌하던 곳으로 정면5칸, 측면2칸의 팔작지붕을 보여주고 있는데 1963년 천주교에서 매입 원형을 살려 현재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마당에서, 고현성당 순례단함께 야외 미사를 드렸던 작은 의자들이 있는 자리에 앉자서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양梁안나님께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매년 2만여 명씩 순례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연풍성지에는 코로나19로 번잡하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에 느꼈던 것은 생명을 바쳐 신앙의 진리를 증거한 성인의 삶을 배웠고 신앙의 진리가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다. 황혼신혼 여행 순례의 길을 걷는 우리는 참 행복하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멘! 〔문종균 요아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