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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처음 느껴본 그런 평화...하느님이 함께 하신 예비자교리 시간   현존하는 하느님  2011/03/24 08:39  수정  삭제




# 하느님이 함께 한 시간



평화.

요즘 들어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평화'만큼 소중한게 또 있을까 싶다.
일본 원전사태,리비아 사태..굵직 굵직한 역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을 하루 하루 접하면서 더 그렇다.
전쟁과 재앙으로부터 안전한 평화로운 삶.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은총이고 축복인지
이 사태가 지나가면 또 우리는 잊고 살겠지?

카톨릭 신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후,작년부터 인터넷 예비신자 교리를 조금씩 들어왔는데
3월초에 지역성당에서 하는 예비자교리에 등록하였다.
아이를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매 주 배우러 다니기가 여의치 않았었는데,
이번에 딸애를 유치원에 보내게 되면서 오전시간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처음엔 아이들 유아세례 받으려면 부부가 모두 세례를 받아야 한다길래 남편만 들으러 다니기로 했었지만,
이제 딸아이 유치원도 다니니까 같이 다니면 되겠네? 하는 남편의 말에 "맞네!"하면서 같이 등록을 했다.
처음엔 인터넷에서 수강해 온게 있으니까 이어서 그걸로 마치는게 낫겠다 생각했으나
어차피 남편과 딸,또 뱃속에 있는 둘째까지 세례를 받을 요량이면 몇달 빠르나 늦으나 상관 없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3월중순,남편이 두번째 가는날 따라 나섰다.
우리 부부를 포함해서 6명의 예비신자가 둘러 앉았고 교리 선생님이 그 가운데에 앉으셨다.
선생님은 60대 초반의 얼핏 보기에 흐트러짐이 없는,그러나 편안하고 여유로운 인상을 가지신 여성분이었고,
예비신자들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마다의 사연으로 그 곳에 와 있었다.
몇년전 남편의 큰 사고 후 정신적으로 기댈 곳이 필요했다는 분,
곧 결혼하게 될 남편과 시댁이 카톨릭인데 아무도 떠밀지는 않았지만 참 좋아보여 자신도 신자가 되기로 했다는 예비신부,
인생의 해답을 찾고 싶어서 젊은 시절 이곳 저곳 방황하고 늦게 철학 대학원에 입학했고,
또 최근 몇년에는 인도철학에서 그 해답을 구하려 빠져 있었으나 결국 해답을 못 찾고 성당에 오게 되었다는 분,
와이프가 애들 유아세례 주려면 남편도 다녀야 한다길래 마누라 마음의 평화와 가정의 평화를 위해 오게 됐다는 분<<<우리 남편이시다 --;;
이렇게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소개가 있었다.
처음에 인터넷 교리를 하게 된 이유가 애가 어려서 시간이 안난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교리수업이라는 것이 생각만 해도 참 지루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내가 하고 싶을 때 몰아서 할 수 있으니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처음 참석한 그 날..
조용하기 그지 없는 그 한시간은 재미있었고,같이 앉아 있는 예비자들은 형제 자매같았고(친근한 느낌과는 다른)
가운데에 앉아 있는 선생님 말씀하시는 그 모습은 내 눈에 마치 하느님 같았다.
그리고 그 시간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


벌써 끝났나...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온 그 날 밤 남편한테 그랬다.
"오늘 교리수업 참 좋더라.그 시간,그 공간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었어.
내가 하느님을 좋아하고 믿어서 성당에 갔지만 미사를 드리면서 느낀 그 평화로운 느낌하고는 또 다르네.
아니,그런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이야.
마치 그 방이 세상과는 차단된 다른 세상 같았고 선생님이 꼭 성자처럼 보이는 것 있지?
예수님 같기도 하고...마치 하느님이 그 분에게 빙의한 것 같은거 있잖아 --;;
워낙 단정한 외모를 가지셔서 그런가?"
나는 혹시 남편도 같은 느낌을 받았나 싶어서 이야기를 꺼냈더니 그런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고는 그 다음 주 한창 일본원전 문제로 시끄러울 때,또 꽃샘추위로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던 수요일.
우리는 전주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갑작스런 방사선공포로 사람들은 술렁였고
교리수업에 꼭 가고싶은 마음도 있어서 취소해야 하나 잠깐 망설였다.
그러나 바짝 검색해 본 정보의 홍수중 '편서풍'이론을 나름대로 믿기로 하고,
또 이럴때일 수록 오늘 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사는것이 중요하겠다 싶어서
우리가족은 전주로 1박2일 여행을 가는 바람에 한 주 빠지고 어제 두 번째로 참석하게 됐다.



<전주 한옥마을 옆에 있는 100년전에 지어진 전동성당>
(맨 위에 사진이 있습니다.글 중간에 사진 삽입이 안되네요.)







# 베네딕트 여자 봉쇄 수도원과 거제도 어느 성당의 다락방

미리 알려 주셨던 대로 원래 선생님은 서울로 일보러 가시고 다른 선생님께서 대신 오셨다.
그 선생님은 원래 하시는 분보다는 친근하고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했는데
선생님이 바뀌어도 지난 주 느꼈던 주변을 감싸는 그 평화로운 온기는 그대로 였다.
한시간이 지나자 벌써 끝났네,일주일을 또 어떻게 기다리지? 하는 아쉬운 마음이 밀려들었다.

교리수업 하루 전 날,두어달 전에 선물 받았지만 책꽂이에 꽂아놓기만 했던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펼쳐들었다.
요즘 이런저런 독서를 잡다하게 조금씩 하고 있지만 어쩐지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손길이 갔다.
작가는 세 번의 이혼 후 절망의 끝에서 하느님을 원망하며 불렀고 그 분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다.
(그 당시 작가는 '이제 내가 미치기까지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그리고 근20년간 냉담하다가(성당에 다니지 않음) 다시 돌아왔고 우연히 유럽의 수도원을 기행하고
책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후 한달간 유럽의 수도원을 기행한 기록이다.



그녀가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봉쇄수도원인 프랑스 아르장탕에 있는 '베네틱트 여자 봉쇄 수도원'이었다.
그 수도원안에는 쇠창살이 쳐져 있고 한 번 들어가면 스스로 원해서 내 보내달라고 수도원을 나오기 전까지는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고 한다.글로만 읽었을 때의 느낌과는 다르게 창살 속 너머로 저자를 보고 있는 한장의
사진은 그 분들의 생활이 어떤것인지 피부로 느껴졌다.
TV도,인터넷도 없는 창살 속 수도원.
일년내내 기도하고,노동하는 단순한 일과.
검소한 식사와 잠자리...그 창살속 수도원 안에서 머리위에 수녀님들이 쓰는 검은 베일을 쓰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6년의 세월을(베일을 쓸 수 있는 자격) 그곳에서만 살았다는 뜻이다.

아..! 6년동안,혹은 십수년동안,혹은 그 이상...그런곳에서 꼼짝 않고 살다니..
생각만 해도 마음속으로 뒷걸음이 쳐졌다.마치 누가 내 등을 떠밀까봐 지레 겁먹은양 말이다.
그런데 이상한게 가만보니 그 사진속 수녀님들의 미소가 그렇게 천진하고 맑을수가 없었다.
주로 할머니들이었는데 웃지 않고 시무룩해 있는 분의 얼굴조차 마치 어린애의 그것과 같았다.
작가는 말한다.처음에 저자를 맞으신 수녀님의 얼굴이 예상과는 다르게 마치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었다고...
저자가 방문했을 때,딸이 그 수녀원에 있어서 면회를? 온 어느 어머니와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원래 나이롱 신자였던 그 할머니는 이 곳에 온 후에 '미친듯이 행복해'하는 딸을 보면서
하느님이 계신 게 틀림 없다고 믿게 되었다고 한다.
'테러블리 해피 terriblely happy(철자가 맞나?)'라는 그 할머니의 표현이
공지영 작가가 처음 왔을 때 수녀님들을 보고 느낀 그 의아한 감정을 나타내주는 바로 그 단어였다고 그녀는 말한다.



# 쇠창살속에 있더라도 마음의 평화만 있다면,그 분의 품안이라면

어제 두 번째 교리시간을 마친 후 전날 읽었던 그 수도원 이야기가 떠올랐다.
쇠창살 속의 그 공간.
한구석 쌓아둔 집기들로 마치 다락방처럼 느껴지는 성당의 어느 방.
내가 느꼈던 그 평화만으로도 신비롭고 놀라운데
그 창살속 수도원에는 무엇이 있길래 그 사람들은 terribley happy한 것일까?
알것도 같았다.그 분들이 수 년 이상을 그리 살 수 있는 이유를...

내가 난생 처음으로 느꼈던 그 공기,그 햇살,그 온기....
생각해보니 그 것이 바로 하느님의 품 어느 자락이 아닌가 싶었다.
또 그 자리에 하느님이(성령) 와 계셨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언제인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어렸던 시절 엄마따라 잠깐 갔던 성당에서 보았던 천사들의 그림.
(정확하진 않지만 너댓살쯤 충북 단양에 살던 때 같습니다. 성당 마당에 우물이 있었고
그 앞을 수녀님 두분이 지나가시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우리 엄마는 성당 근처도 안가본 분인데
거기엔 왜 가셨을까요...궁금해서 얼마전에 물어보니 전혀 기억을 못하시더군요.)
그 그림을 보면서 느꼈던 마치 천국에 온 듯한 기분.
그 아련한 마음을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 나는 다시 느꼈다.

그리고 어렴풋이 나마 알 것 같다.
쇠창살에 갖혀있든 어떤 역경속에 있든
그 분이 함께 하신다면,또 내 마음의 평화만 있다면
단 몇평의 공간도 천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 ?
    이계정(세라피나) 2012.07.16 01:58
    이번 주일에 주보 2면에서 웃고 계신 예수님 얼굴이 너무 쓸쓸해 보이셔서ㅠㅠ
    지난 글 한번 찾아 보았는데
    너무 길어서 포기한 글2 입니다.이건 길어도 너무 길어서 어떻게 편집도 불가능하군요.

    작년 3월에 쓴 글인데요, 그 때의 그 마음이 새록 새록 기억이 나네요.
    이 글에 등장하는 교리 선생님은 방옥석 젤뚜르다 선생님이십니다.
    장평성당으로 옮기셨다 들었는데 이번주일날 고현본당에 미사 드리러 오셨더군요.
    무척 반가웠었는데 끝나고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 ?
    동희레지나^*^ 2012.07.25 15:57
    세라피나씨! 저 누군지 알겠나요? 김동희 레지나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글과 세라피나의 아름다운 마음이 나를 살짝 눈시울을 뜨겁게 하네요. 처음 세라피나를 봤을때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자진해서 성당에 왔었고 남편과 딸아이 볼때 제 마음이 뿌뜻했습니다.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좋은 글 감사드리며 신앙 생활을 열심히 는 가족모두의 모습이 주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답게 보일 것입니다. 늘 주님의 은총과 성모님의 사랑이 함께하는 가정이 되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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