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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안녕하세요,8월에 세례를 받은 수요일 오전반 이 세라피나입니다.
세례를 받고 나서 교회의 일원으로써 도움을 드려야 하는데
젖먹이가 있기도 하고 제 성향이 많은 사람들과 금방 어울리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
어딜가나 별 도움은 안되고 민폐만 끼치는 스타일이기도 하구요.

그래서,신심단체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조금이나마 교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미사중에 신부님께서 생활속에서 겪은 이야기를 주보에 실어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이런 경험이라도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글을 썼어요.
그런데 쓰고보니 분량이 너무 많아서 그냥 버리기도 그렇고 해서
게시판에 올립니다. 고현본당 교우님들 모두에게 주님의 평화가 늘 함께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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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영세를 받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몇분께서 성물들을 선물로 주셨고, 두어가지는 구입을 했는데 아직 성모상이 없어서
남편과 아이들을 대동하고 본당내에 있는 성물방에 들렀습니다.
성모상을 구입하고 나서 액자와 작은 소품을 고르는데 큰 딸아이의 시선이 머무는곳을 보니 작은 수첩같은
물건이 보이더군요.'말씀 암송 카드'였습니다.왠지 그 카드에 축복이 깃들여 있을것만 같은 생각이 반짝
하고는 들어 "그래,이것도 사자."하고는 집어 들었습니다.작은 상자안에  6개의 카드수첩이 들어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와서는 딸아이더러 한개만 고르라 했지요.딴애는 심사숙고 하더니만 "여기에 제일 좋은말이
들어 있어" 하면서'기도'라는 제목이 적힌 카드수첩을 팔랑팔랑 흔들어 보이며 오더군요.

조그만 녀석의 손에 들려진,딸애의 손만큼이나 작은 '말씀 수첩'을 보면서 흐뭇해 하고 있는데 이녀석이
슬그머니 오더니 "엄마,하나만 더 가지면 안돼?"하고 묻습니다.요즘 한창 타협하기에 재미가 들렸는지
엄마를 자주 떠보기도 하고 찔러보기도 하며 협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진 터 였어요.
저는 "하나만 가져.엄마한테 소중한 물건인데 마리아 사랑하니까 엄마가 하나 준거야.두개는 안돼."하고는
잘랐습니다.그런데 이 녀석이 쉽게 포기를 못하고는 계속 졸라대더군요,급기야는 큰 소리로 엉엉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보통때 같으면 그러다 말았을텐데 어쩐일인지 포기를 못하고 끈질기게 졸라 대는겁니다.
울다 그치다를 반복하면서요.

계속 귀찮게 구는 딸애의 칭얼거림에 저는 화가 나기도 했고,가만 보니 애초에 주지 않았더라면 생기지
않을 일인데 괜히 줬다 싶었습니다. 또, 어린것이 하나 더 가지고 싶은 욕심에 저러는구나...싶어서 
그 하나의 소중함을 아이가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그래서 야박하지만 아이에게 가지고 있는
수첩을 도로 돌려달라 했습니다.
"엄마에게는 소중한 물건이고 마리아에게는 그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야.그래도 마리아 행복하라고 하나
나누어 줬는데,그것때문에 즐겁기는 커녕 더 갖고 싶어서 조르고 울고 그러면 엄마는 슬퍼.엄마한테
고마워 하지도 않고 말이야.그러려면 다시 돌려줘." 하고는 빼앗다 시피 돌려 받았습니다.
아이는 방으로 뛰어들어가며 더 큰소리로 서럽게 울더군요.

그 때 '아...하느님도 그러시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애에게 특별히 장난감을 많이 사준편은 아닌데 우리집 방 하나에는,장난감들과 저한테서 뺏어가다 시피?한
주방도구며 필기구들이며 온갖 잡동사니들이 정리가 되지 않은채로 방 한쪽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단 하루,또는 몇일 호기심을 채우고는 뒷전으로 밀려난 물건들이 대부분이었지요.다섯살짜리 아이의 손에
쥐어줘봐야 제 구실을 못하거나,금방 싫증이 나버리는 물건들이었습니다.
언뜻 예비자 교리를 할 때 책에서 본 성경구절이 생각나더군요.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 (마태 6:25)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 (마태 6:26)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마태 6:33)

이미 가지고 있거나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끝없이 탐내고 모아들이는 다섯살박이 딸아이...
나도 어쩌면 하느님 앞에서 철부지 다섯살박이와 같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소용에 닿는다면,나아가서
가족들과 이웃들과 나눌줄 안다면 두개 아니라 전부라도 다 주고 싶은것이 부모마음이겠지요.
반대로 이미 가졌거나,나이에 맞지 않고 필요없는 물건이거나, 비싼 돈 들여 사 주었건만 방 한구석에
쌓여진 채로 먼지만 뒤집어쓴다면 내다 버리고 싶은것 또한 사람의 마음이고요.
이제 예비자를 벗어나서 성경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고 하느님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신 하느님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를 소용에 닿게 사용한다면 또한 이웃을 위해서 쓴다면,그분의 의로움을 실현하는데
쓴다면 우리가 간절히 원하기 전에 하느님께서는 언제든 필요한만큼 베풀어 주시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늘 기원하는 가족의 건강...
하느님께 청하기 이전에 이미  주신 건강한 몸을 주님의 뜻에 맞는곳에 쓰는것이
저의 바램을 이루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참을 울다가 딸아이가 훌쩍거리며 나와서는 그러더군요.
"엄마,아까 한개 줬던거 다시 주면 안돼? 이제 욕심 안내고 하나만 가져도 즐거워. 엄마한테 고마운것도 알아."
저는 속으로 마치 회개한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기라도 하는듯 여유있는 웃음을 지으며
돌려받았던 말씀수첩을 딸아이 손에 쥐어 주었고 딸애는 언제 그랬냐는듯 금새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 ?
    그레고리킴 2011.09.09 10:44
    찬미예수님! 반갑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장문(?)의 글을 홈피에 게재해주신 이세라피나 자매님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소개란에 세례명도 기입해 주심 더욱 감사^^.
  • ?
    레지나 2011.09.15 17:45
    세라피나씨~~ 처음 만나서 지금까지 늘 차분한 모습과 여유있는 행동이 삶의 행복을 찿은듯 내가 기쁘더라구요 또한 온 가족이 8월에 주님의 자녀가 됨에 감사합니다. 지금은 아이 키우느라 바쁘겠지만 금방 지나가지 않던가요. 레지오에도 가입하고 얼마던지 성당활동에 동참 할 기회는 있으니 넘 성급하게 생각말아요. 좋은 경험과 행복한 글에 감사하며 저 또한 행복합니다. 정연이(마리아)도 넘 이쁘고요~~~
  • ?
    ♧김미애 2011.09.19 14:05
    아이를 일관성있게 훈육하는 것이 어려운데 혹시 특수교육이나 유아교육전공하셨나요?^^
  • ?
    김경숙 2011.10.04 15:45
    + 평화를 빕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교우들이 함께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다음 번에는 분량 조절 잘 하셔서?^^ 주보지에 한 번 실어주세요. 언제나 주님안에 머무르시길...
  • ?
    옥세희/소화데레사 2011.10.22 07:34
    찬미예수님!!
    아름다운 글 잘 읽었습니다.
    장문의글을 게재하여주시고 또 영세받은지도 얼마되지 않은 자매님께서
    이렇게 좋은 글을 올려줘서 고마워요.
    늘 하느님의 은총이 자매님 가정에 풍부하게 내려주시고
    하느님안에서 자매님댁의 평화를 빕니다.
  • ?
    이미정마르첼리나 2011.10.30 17:20
    진솔한글 감사합니다
    많은생각을 하게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늘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 ?
    김베로니카 2011.11.06 12:39
    거룩하시도다 ! 성가가 생각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
    세라피나 언니를 위해 부르고 싶은 소절 입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 안에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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