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긴 수난 복음에서
특별히 베드로에게 눈길이 갑니다.
베드로에 대한 묵상을 졸시로 대신합니다.
베드로, 무엇이 당신을 이끄는가.
힘없이 끌려 가는 은전 서른 닢의 스승을
무얼 더 바랄 것이 있어
그를 따라가고 있는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거친 풍랑 속에 빠져드는 몸뚱아리
손을 내밀어 건져 주던 그때 그 스승은
이제 아니다.
욕설과 조롱 속에 이지러진 몰골의
한낱 떠돌이일 뿐.
젖어 드는 어둠, 모닥불로는 견딜 수 없다.
가슴속 요동치는 절망과 비애의 폭풍이
어둠 속을 배회하더니
결국 배신자의 얼굴은 작은 불빛에도
그 속을 드러내고 말았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왜 울고 있는가, 베드로.
먼 닭 울음소리가 토해 낸 스승의 기억들
무엇이 이토록 당신의 가슴을 저미게 하는가.
눈물은 어둠에 스며 스며
요르단 강으로 흐르고 있다.
저 강물 보이는가.
은총의 물결 소리 들리는가.
당신의 후예들이 흘린 참회의 강가에
뿌옇게 새벽이 묻어 오고 있다.
베드로,
거기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