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啐啄同時)

by 문종균 (요아킴) posted Feb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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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줄탁동시(啐啄同時)
2016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삼십여일이 지났다. 이미 작심삼일이 되어 버린 신년계획도 많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여러 질문중에 최근 가장 답하기 곤란했던 것 중 하나가 몇 살인지를 묻느데 답하는 것입니다. 달력은 2016년이지만 음력으로 치면 아직 2015년이다. 양력의 신정과 음력의 설 사이의 나이를 묻는 답하는 이들마다 계산법이 다릅니다.  이와 같은 혼돈은 우리나라는 예부터 음력을 사용해 왔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양력은 태양을 기준으로, 음력은 달을 기준으로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는 달력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문구가 떠 오름니다.
병아리가 부화를 시작하면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해 껍질을 쪼아 됩니다. 사실은 부리가 여물지 않았기 때문에 껍질을 쪼아대는 것이 아니라 쪽쪽 빨아대는 것인데, 이것을 줄[啐:떠들 줄, 빠는 소리 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미 닭이 이 신호를 알아차리고 바깥에서 부리를 쪼아 깨뜨려 주는데 이것을 탁 [啄:쫄탁,두드릴 탁]이라고 합니다. 이 줄과 탁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줄탁동시라고 하는데, 이때 비로소 병아리라는 한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병아리와 어미닭이 동시에 알을 쪼지만, 병아리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은 어미닭이 아닙니다. 어미닭은 도움만 줄 뿐이고 정작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병아리 자신입니다.
우리 신자들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줄을 한없이 기달리고 계실것입니다. 어미 닭을 통해 사력을 다해 쪼아대는 병아리처럼 우리들이 열성을 다해 주님을 찿을 때 주님께서는 은총인 탁을 주실것입니다. 그리고 이 은총의 선물인 탁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과 우리가 맺어야 할 소통인것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서 세대와 계층간, 이념과 소신의 차이, 성장과 복지의 대립, 이익집단에 따라 수 많은 갈등을 봐야했습니다.
이제 새해에는 갈등의 문화를 거두어 내고 소통의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먼저 나의 줄이 있어야 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이땅의 힘 있는 자들이 ‘네 탓’이 아니라는 겸손함의 줄을 배우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밝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닥아오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을 맞이하여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설날 되세요.
“주님. 저희가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잊지 않고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문종균(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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