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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9 22:10

대림특강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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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일시: 2013년12월12일(목)오후7시30분
-강사: 성  염(요한 보스코)교수/주 교황청 대사관 대사
<성염교수의 신앙칼럼>
상지의 좌(집회서 24장) 
어리석은 남자들과 지혜로운 여자
    얼마전에 생긴 일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아홉 자녀를 둔 여자가 있었다. 독실한 유대교 신자인지라 생리가 끝나고서 정결례에 해당하는 "미크베 목욕"을 하러 교외의 브넬 바라크라는 동네로 갔다. 월경으로 부정을 탄 여자는 밤에, 혼자서, 남자들 눈에 띠지 않게 미크베 목욕을 하러 가야 한다는 관습이 지금도 있나보다. 그런데 어둡고 한적한 밤길에 그 여자는 세 남정에게 끌려가 겁탈을 당하였다. 아내가 피투성이가 되어 남편에게로 달려 오자, 스무 세기 전 예루살렘 성전이 로마군에 파괴당할 당시 제관계급의 후손을 자처하는 코헨파에 속하는 남편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에 랍비와 사정을 의논하였다. 랍비는 율법에 따라 다음과 같은 종교적 결정을 내려 지역사회에 공지하였다. "그 여자는, 비록 완력으로 당하기는 하였지만 사통을 하였으므로 부정하다. 따라서 코헨은 간음한 여자와 살 수 없고, 자녀들은 부정한 여자를 어머니로 두어서는 안된다. 그여자를 반드시 소박하지 않으면 안된다." 어처구니없는 교회 결정에 지역 여론이 비등하자, 그곳의 고위 랍비 이스라엘 보쏘는 "율법은 율법이다. 율법은 하느님으로부터 온다. 예외는 없다."고 못박았다고 한다.
 
20세기가 3년도 남지 않은 현재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모든 여성이 직장에서 쫒겨났고, 거의 모든 아랍국가에서 기혼여성들은 장옷을 걸치며, 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여성할례를 강제로 실시하고, 최근의 알제리아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한 마을 412명을 몰살하고 젊은 여자들은 모두 강간하고나서 죽이면서 그 짓을 "한시적 결혼"이요 성스러운 종교행위라고 일컫더란다.
 
나자렛 시골처녀 마리아가 지금부터 2천년이나 전에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 1,38)라면서 미혼모가 될지도 모르는 당찬 결심을 한 곳이 이토록이나 어리석은 남자들의 세계, 현대에 와서도 가장 악랄한 남존여비의 셈족 사회였다.
 
그리고 셈족을 위시해서 남성본위로 사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와 유교 지도자들의 저 어리석음을 꿰뚫어 보던 이 여인 덕분에 인류는 하느님의 지혜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구세주로 받들게 되었다. 또 성모 호칭기도 속에 지혜가 자리잡는 왕좌라는 의미로 "상지의 좌"라는 호칭이 들어온 것도 까닭이 없지 않다. 성모공통미사 10에서 집회서 24장을 첫째 독서(1-2. 5-12. 19-22절)로 삼고 우리가 이 장을 골라 명상하는 것도 그러한 명분에서다.
 
나는 순결한 사랑과 경외심과 지식과 거룩한 희망의 어머니다. 그분이 영원으로부터 정해 주신 자녀들의 어머니다. 나를 원하는 사람들은 나에게로 와서, 나의 열매를 배불리 먹어라. 나의 추억은 꿀보다 달고 나를 소유하는 것은 꿀송이보다 더 달다. 나를 먹는 사람은 더 먹고 싶어지고 나를 마시는 사람은 더 마시고 싶어진다. 나에게 복종하는 사람은 치욕을 당하지 않게 되고 내 명령대로 일하는 사람은 죄를 짓지 않으리라. (집회 24,18-22)
 
"예수님 엄마"
 
개신교신자인 조카가 로마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들이며 그 화려한 성당들과 화랑들을 모두 구경하고나서, "이탈리아에 와서 과연 무엇을 보았느냐?"는 물음에 무심코 "어디 가나 예수님과 예수님 엄마를 보았다."고 답변하는 말을 들었다. 르네쌍스를 전후해서 성모를 그리던 이탈리아 화가들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 모습을 화폭에 창작해내면서 초자연적 모성과 자연적 동정성을 한데 조화시키려 무진 애를 썼지만 지혜문학을 명상하는 이들은 성모자상에서 "지혜를 품고 있는 여인"을 발견한다.
 
과연 신약성서를 펴면 마리아는 하느님의 계획 앞에서 "현자"로 처신한다. 특히 루가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메시지에 늘상 귀기울이고 고즈넉이 간직하는 여인상으로 그린다.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는 천사의 엄청난 인사에 처녀는 몹시 당황하면서도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곰곰이 생각하였다"(루가 1,29). 성탄날 밤에 난데없이 찾아온 목자들이 들려준 천사의 메시지를 듣고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다"(2,19). 성전에서 잃었다가 다시 아들을 찾은 다음에도 "그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에 간직하였다"(2,51).
 
자연의 이치나 세상인간사나 하느님의 표징을 곰곰이 생각하고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오래 간직하는 일이 성서가 말하는 현자의 처신이다. 마리아의 자세는 여성의 수동적 자세를 답습한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경륜에 입각해서 자기가 취할 태도와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는 데에 있다. "아이를 겉낳지 속낳나요?"라는 속담이 있다지만, 마리아의 저러한 자세는 성모와 그 아드님을 혈육으로만 아니라 영으로 이어주었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들이 내 어머니다"(루가 8,21)라는 말씀이 아드님 입에서 나올 정도로 두 분을 같은 얼로 살고 죽게 만들었다. 예수의 삶이 파란만장했던 것도, 아들의 처형장에 버티고 서 있을 정도로 강단있는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성품 탓이었으리라.
 
그래서인지 9세기부터 성모(공통)미사에 지혜문학서들이 들어온다. 지금도 성모공통미사 9번 독서는 잠언 8장을, 10번 독서는 집회서 24장을 첫째 독서로 간직하고 있다. 지혜를 인격화하고 신격화하는 본문이므로 본래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지혜로 표상하는 장절로 해석하면서도 교회는 전례 중에 성모님을 이상의 여인으로, 인간적이고 신적인 지혜를 표상한 여인으로 등장시킨다. 그리하여 구약의 현자들이 부단히 추구해온 "지혜"라는 여인이 지금은 로고스의 "처녀 엄마"(동정 성모)로 형용되기에 이르렀다.
 
성모성월에 보는 백악관 "지퍼게이트"
 
"하느님이 무엇 땜에 세상을 만드셨을까?"라는 물음에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하느님이 착하셔서, 하느님이 사랑하셔서 우리가 존재한다"(신국론 1.32.35)라고 답변하였다. 하느님이 사랑하시면 우리가 존재한다. 두 남녀가 사랑하면 (둘이 맺어지 않았던들 결코 존재하지 못했을) 생명들이 자녀로 존재하기 시작한다. 사람이 하느님이든 사람이든 사랑을 하면 그의 존재가 커진다(magis esse), 성애(性愛)든 우애든 인인애든...
 
우리야 IMF 폭풍에 휘말려 미국 백악관의 소위 "지퍼게이트"를 낄낄거리며 감상할 여지가 거의 없지만, 엔간한 사람들까지도 "제니퍼 플라워", "파울라 죤스", "모니카 르윈스키"하는 여자들 이름을 알게 되었다. 성서적 지혜를 갖추어 살려는 사람들에게 미국 매스컴들의 이 포르노 쇼핑은 어떻게 비칠까?
 
미국 대통령이라는 권좌를 이용한 남자가 자행한, 여성들에 대한 성희롱에 많은 여자들이 분개함은 의당하다. 그런데 미국의 여성학자 수잔 팔루디(Susan Faludi)는 "이 사건은 여성의 권리와 아무 상관없다. 관련된 인물들의 사생활 문제다."라고 단정한다. 여자 나이 만18세면 어엿한 성인인데 어째서 섹스게이트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남자의 성노리개요 희생자로 자처하느냐는 반문이다. 순수한 애정에서든 불륜으로든 금전거래로든 성인 남녀들이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고서는 막상 극우정치가들이나 언론들의 추썩임만 받으면 당장 피해자로 변신하여 인간학적으로 늘 "큰애기"로 남는 미숙함보다는, 남편의 온갖 배신과 체면손상에도 불구하고 "나와 빌은 서로 알아야 할 것은 다 알고 있으며, 서로 이해하고 서로 받아들이며 서로 사랑합니다!"라고 선언하는 여성상이 여성해방에 기여한다면서, 팔루디는 힐러리의 처신을 "미국의 모든 여자, 어머니, 아내, 자매의 승리"라고 간주하였다.
 
슬기롭고 부지런한 아내를 묘사하는 성서의 구절(집회 51,13-30)이 지금은 우리 귀에 마치 기둥서방의 한심한 소망처럼 들리겠지만, "여성적인 것만이 세상과 인간을 구원한다"는 괴테의 고백이나, 온갖 짓을 하고 돌아와도 받아들여지기 바라면서 "솔베지의 노래"에 매달리는 유치한 남성들의 어리석은 꿈도, 인류가 보고 들어온 성모님의 지혜와 어렴풋하게나마 결부된 것이 아닐까?
 
성모님의 마니피깟을 자주 염송하노라면, 내 개인의 삶이 저 노래 그대로이고 한 민족의 역사가 그렇고 인류의 역사가 그렇다는 신적인 지혜를 짐작케 된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법을 터득하는 일이야말로 전능하신 분이 신앙인들에게, 특히 여성들에게 해 주시는 큰 일이 아닐까?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온 백성이 나를 복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 일을 해 주신 덕분입니다."(루가 1,48-49)
[야곱의 우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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