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별인사드림니다

by 문종균(요아킴) posted Jan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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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인사드림니다

해마다 이맘 때, 사제서품식이 끝나면, 신부님의 인사이동이 있지요. 정든 사제님를 떠나 보내는 아쉬움과 새로이 맞이하는 기쁨도 우리들의 일상입니다.

이상원 베네딕도 주임 신부님과 주경환 십자가요한 보좌 신부님께서 본당에 오신 지가 엊그제 같은데 떠나시게 되었습니다. 주임 신부님께서는 1996년 주님의 영광스러운 사도직에 올라 27년간을 하느님의 일꾼으로서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헌신하셨으며, 20211월 초순부터 고현본당에 계시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교회활동이 어려웠든 여건 속에서도 공동체의 변화를 위하여 열정을 쏟으셨습니다.

 

저와 주임신부님과의 각별한 정()을 이 자리를 빌어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오랜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고 라일락 꽃향기가 가득한 오월에, 사재 재임중에 최고령자 노을이 아름다운 커플이라면서 저희 부부의 혼인성사를 집전하시고, 성 가정을 이루어 나가도록 축복해 주셨습니다.

다음은 유처자(柳處子)묘소정비와 십자가 축복식입니다. 거제면 송곡리 산방산 아래, 복자 유항검의 딸 유섬이 묘소는 마산교구의 소중한 신앙의 터중에 하나입니다. 신부님께서는, 아홉 살 어린 나이에 귀양와서 일흔 한 살에 죽기까지 고귀한 삶을 사신 흔적을 표현할 방안을 고심하셨습니다. 묘소정비 사업을 위해 거제시장과 면담을 하여 진입도로허가 및 사업비 지원을 받았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전주교구 치명자산성지 유항검 가족 묘지를 답사하여 그 곳에 있는 것과 똑같은 십자가를 유섬이 묘소에 봉헌하기 위해 산 정상까지 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한옥마을에서 먹었던 비빕밥 생각이 나네요. 지난 늦가을에 요셉회원과 함께 곡성성당내 감옥터사적지성지순례와 은빛여정에서 성경공부와 오락놀이,치매교육을 한 것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습니다.

 

사제의 길은 가장 축복받는 길이나 생명의 본질적인 인간존재의 가장 고귀한 삶을 고통으로 지불해야 하는 고해의 길이라는 것을 수 년전에 사목회장을 4년 동안 일하면서 전임 신부님을 가까이 하고서야 알았습니다. 이제 두 분 신부님을 보내드리는 것은 참으로 서운하고 아쉽습니다만 더 큰 사제로 성장하시기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사랑하옵는 이상원 베네딕도 신부님, 충성! 군종교구 주경환 십자가 요한 신부님.

이곳에서 있었던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또한 주님께서 언제나 같이 하시어 영육간의 건강은 물론 큰 은총속에 훌륭한 사제로 머무르시길 기도드립니다.

신부님 감사하고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고현성당 요셉회장 문종균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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